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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되팔면 이곳 남방 삼국은 물론 삼국아래 군소 소수 부족들

귀족으로 신분이 상승 2024. 9. 2. 06:28



다시 되팔면 이곳 남방 삼국은 물론 삼국아래 군소 소수 부족들에게까지 판매되어 막대한 차익이 보장될 것이다.

“하하, 상거래가 서로 좋고 좋기는 드문데 다행이요!”
“자자, 남작님 햇볕이 따갑습니다. 귀족의 모자도 녹이는 햇볕입니다. 여기 차양 안으로…….”
“감사하오.”
“성에서 영주님이 기다리십니다. 가셔서 우선 다과를 나누시고…….”
“오호, 다과라…….”

천연과일이 맛있기로 소문난 남방 삼국이다.

“영주성에 여장을 푸시고 저녁 만찬도 들며…….”
“이렇게 황송할 때가…….”
“영주님이 다센 강 공방전의 전말을 듣고 싶어 하십니다.”
“오, 그러면 상대를 제대로 골랐어. 내가 말이지. 다센 강 연안의 래마겐 성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왜냐고? 한 번 들어보시게! 그때 타밀 군이 말이지.”

전쟁 중 에딘에만 있었던 쏭 마담이 졸지에 군수품 수송 업자에서 참전 용사로 각색되어졌다. 무수한 아밀 군인들과 어울리며 킬라가 모르는 상황까지 다들은 쏭 마담이었다. 킬라보다 더 리얼하게 공방전을 들려 줄 것이었다.

킬라가 있었으면 ‘그냥 어렵게 이겼어!’ 단 이 한 마디로 끝이 날것을 쏭 마담은 삼 일 간 주절거렸다. 밤 신사의 타고난 입담으로 국경의 시골 영주를 녹여 버렸다.

노쇠한 늙은 영주는 화물의 중간 기착지에서 명실상부한 교역 도시로 더 크게 키우려고 쏭 마담에게 맥심 시의 킬라에 대한 정보를 구하려 했다.

나이 들어 여인은 멀리하고 돈에 대해 지독히 집착했다. 킬라의 최측근이라 자랑하자 쏭 마담을 구워삶으려고 접대에 향응에 뇌물을 처발랐다. 저녁 만찬 후 간단 술을 나누며 친목을 다지고 있었다.

“그래서 제가 리코 백작님에게 건의했지요. 다센 강을 도강해 선착장을 까부수자고요.”
“오호~ 과감한 병략이야. 쏭 남작! 애 태우지 말고 그 다음을…….”
“술이…….”

60대 후반의 비대한 시골 영주인 자작이 쏭의 이빨에 물려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여봐라! 아이덴 16년산을 내어 와라! 귀한 손님이시다.”
“오~ 아이덴 16년산이라고요? 에딘의 ‘씨저 싸롱’에서 맛을 보았습니다.”
“씨저 싸롱의 회원이었나? 이 친구 젊은 나이에 거물이구먼! 하하, 에딘에 들릴 때마다 나도 가보았는데 분위기 최고였지.”
“모시는 분이 거물이니 따라 다녀습죠.”
“그래? 하도 간지 오래 되어서 지금 마담 이름이?”

자작은 젊은 쏭 마담이 고위 귀족들의 회원제 사교장을 알고 있자 의심했다. 인제 갓 귀족 딱지를 단 청년의 객기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지금은 루안 양이 마담이 되었습니다. 일곱 명의 새끼 마담 중 제일 말 빨이 세지요.”
“오~ 그 루안이 마담이 되었구나!”

자작이 삼 년 전 에딘에 가서 루안이라는 새파란 여급에게 무안을 톡톡히 당했다. 술김의 호기로 상급 마나 석을 보여주며 자신이 첩으로 삼겠다하자 첩이 되느니 남방 오지의 오크 족 추장의 부인이 되겠다고 당차게 말해 같이 배석한 아이덴 요인들 앞에서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간덩이가 크더니 고급 사교장의 마담 자리를 꿰어 차 앉았다.

‘어린놈이 배후가 든든하구나!’

더 이상 쏭 마담의 과장된 언사를 의심하지 않는 자작이었다. 이후 쏭 마담의 이빨이 더욱 깊숙이 들어갔다.

“여봐라! 아이덴 16년산을 빨리……. 그리고 세잔느를 치장해서 이리로 데리고 나와라.”

잠시 후 유리병에 단긴 고급술이 나왔고, 연이어 잘 차려입은 백합 같은 소녀가 자리에 동석했다.

“내 딸처럼 귀이 여기는 아이라오. 이리 와서 여기 쏭 남작 곁에 앉거라. 귀인이시니 잘 모셔야 하느니라.”
“어! 이러지 않으셔도…….”
“쏭 남작! 내가 딸같이 귀이 아끼고 기른 아이라오. 부디 내 호의를 거절치 마시게.”

자작의 말에 깜짝 놀라는 세잔느였다. 늘 손님이 오면 자작 곁에 앉아 술시중을 들던 소녀였다.

자작이 황음으로 남자 구실을 못한지 삼 년이 되었다. 그 점을 커버하려고 세잔느가 옆자리에 동석해 자작이 아직 수컷임을 증명해야 했다. 남자 구실을 못한다고 아직까지 애기양처럼 굴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 세잔느를 어디서 온지 모를 잘 생긴 청년에게 맡겨 버렸다. 당사자인 세잔느는 이제는 손님들에게 돌려지는 신세가 되어버린 게 아닌지 불안했다. 옆자리에서 뭐라고 떠드는지 들리지도 않았다.

자작과 쏭 마담은 아밀과 타밀의 전쟁에서 사업 이야기로 옮겨가며 우호를 다졌다. 술이 몇 순배 돌고 여러 가지 술이 잡탕으로 썩어 마셨다.

쏭 마담은 밤 세워 이야기 할 태세였다. 체력이 딸린 자작이 백기를 들고 내일 또 일정을 잡자고 하며 쏭 마담을 놓아주었다.

술이 만땅인 쏭 마담은 손에 쥔 사슴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숙소로 끌고 들어왔다. 자작이 엄지를 추켜세우며 묵인했다. 그 뒤는 쏭 마담이 할 일이다.

모든 거사를 치루고 자작이 술자리에서 건 내준 주머니를 꺼내어 보았다.

아무리 술이 취하고 피곤해도 예전 직업 의식이 발동했다. 내용물은 빨리 확인하고 주머니는 버리는 게 밤 신사의 공통된 버릇이었다.

‘움마야! 내가 귀족의 접대도 다 받아보고, 어디 주머니에 얼마나 들었을라나? 오~예! 중급 마나 석을 세 개나…….’

단출한 가죽 주머니엔 생각도 못한 마나 석이 들어 있었다. 남방에서는 비교적 쉽게 구하는 마나 석이지만 인간이 득세한 대륙 중부에서는 마나 석이 고갈 된지 오래였다. 남방 경제가 마나 석 교역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들 이상할 것이 없는 비아냥이었다. 게다가 옆에 나긋나긋한 소녀도 품에 안겨져 있다.

닳고 달은 고급 접대부가 아니었다. 늙은 자작이 회춘용으로 돌보던 아이였다. 곧 머리를 올려 첩으로 들이려 했는데 자작이 황음으로 기력도 딸리고 그래서 쏭 마담에게 크게 양보한 것이었다.

귀족 가의 예법에 교양도 갖추어 쏭 마담의 천박함을 감추기에 더욱 좋았다. 우선 자작에게 부탁해 저택을 구하고 그리로 옮겨서 현지처로 삼을 것이었다.

‘킬라님! 더위 값으로 이 정도는 봐 주세요. 혼자 오길 잘했어. 흐흐!’

더위도 잊고 마냥 행복한 쏭 마담이다. 이후 킬라가 안 시켜도 어린 아내를 보러 번질나게 위험한 남방 행을 자청했다. 이로 인해 남방 행 베테랑 선장으로 소문이 났다.

주함에 달고 온 새끼 멧돼지에서 공산품이 내려지고 은은한 비색의 대리석이 두 척의 화물선에 가득 실렸다. 무거운 중량으로 주선에 가까이 매어졌다. 바이센의 붉은 대리석보다 더 높이 쳐주는 남방의 비취 대리석이다. 이 대리석으로 성도 신전의 바닥을 우아하게 치장할 것이다.

제식을 집전하는 성도 사제들을 더욱 성스럽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이다. 다른 신전에 갈린 붉은 색이 감도는 대리석은 성도 사제들을 푸줏간 백정으로 보이게 했다. 성도청에 아부하려고 확실히 작정한 킬라다.

의료 기사단의 건물이 화려하면 화려해질수록 대륙 각지의 성도 사제들이 들끓을 것이고 껄끄러운 마법사들은 사이비 무당의 소굴로 맥심 시를 당분간 외면할 것이었다.

세 척에는 팔뚝 굵기의 사탕수수가 가득 선적되었다. 중량이 적어서 부피 단위로 실으니 이층 초가집처럼 화물선 위까지 높이 덮었다. 남방에서는 아이들도 사탕수수 줄기를 입으로 질겅질겅 씹고 다닐 정도로 흔한 기호 식품이다. 어른들은 사탕수수 줄기를 증류해 럼이라는 독주를 만들었다.

나머지 한 척에는 붉은 열매가 가마니 대기로 실렸다. 원주민들이 각성제로 쓰는 식물이다. 별 수요처가 적은 식물이지만 집단 군락을 이루고 오래 전부터 서식했다.

오크도 붉은 열매 군락지 근처에는 서식 안 해 채집하는데 어린이들이 도맡아 일을 했다. 돈 독이 오른 노 영주의 지시로 어른들은 사탕수수를 잘라오고 아이들은 붉은 열매를 따왔다. 대리석만 타 지역에서 구매했다.

7척의 화물선 화물칸에 주문한 물량이 선적되고, 늪 멧돼지 일호에는 쏭 마담이 개인 용도로 구매한 갓 증류한 럼주가 나무통 단위로 실렸다.

‘흐흐, 맥심 시를 술독에 빠뜨리자.’

아직 무엇을 교역해야 돈이 되는지는 모르는 쏭 마담은 독한 럼주에 반해 잔득 구매해 맥심 시로 향했다. 자신이 운전하는 늪 멧돼지 일 호 한 칸에만 개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킬라가 배려했다.

럼주 말고도 국경 도시 영주의 선물과 특사가 승선했다. 맥심 시에 재신이 강림했으니 참배하러 가는 것이었다.

화물선이 출발하는 선척장이 잘 보이는 구릉에서 묘령의 소녀가 손을 흔들며 쏭 마담을 전송했다.

“뚜우~뚜~웅!”

‘사랑해’ 라고 쏭 마담이 세잔느에게 미리 알려준 신호음이었다. 시간이 지나 여러 척의 마나 선이 건조되어 투입되어도 기이한 마나 엔진 음을 내는 배가 들어오면 소녀는 알아서 치장하고 선착장으로 애인을 맞이하러 나올 것이었다.

남방에서 화물이 무사히 도착하길 기다리며 스칼라와 블루 두 사제가 바삐 움직였다. 물품의 도착에 맞추어 준비할 것이 많았다. 맥심 시의 남부 지역에 얕은 늪지가 골렘으로 간단히 매워지고 조그만 공장이 들어섰다.

마도 시대의 문물을 제현하려고 오래 전부터 스칼라가 기획한 공장이었다. 마도 시대 잡지나 기록 어디에서나 흑 차를 우아하고 기분 좋게 마시는 선남선녀가 있었다. 이 흑 차가 마나를 증진시킬 수 있다고 착각하고 제당 공장부터 준비하기로 했다.

오너 백작의 페석을 재활용한 마법포지 제련 로를 손 봐 준 경험으로 사탕수수를 정제할 공장부터 지어졌다.

드디어 쏭 마담이 도착하여 굵은 사탕수수 다발이 공장으로 반입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누런 천연 설탕이 맥심 시의 특산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었다. 부수적으로 늪지의 키 높이 갈대를 쪄서 포장지로 사용할 종이 공장도 근처에 지었다.

종이는 아이덴에서 고급 종이부터 거친 포장지까지 만들어 각 국에 수출했다. 설탕과 흑차를 포장할 용기로 만들어 질 것이기에 용도에 맞는 종이가 필요했다.

소규모지만 습기에 강한 누런 똥 종이가 만들어졌다. 흑 차의 주원료인 붉은 열매는 건조되어 거대한 무쇠 솥에 볶아져 기이한 향기를 시 전체에 풍겼다. 열매를 볶는데 이를 공장이라 할 것도 없었다. 드디어 사탕수수를 정제해서 누런 소금 같은 알갱이가 쏘다져 나왔다.

“이게 뭡니까? 금도 아니고 소금도 아니고?”